디자이너로서 제가 배워야 했던 것 중 하나는 ‘아니오’라고 말해야 할 때를 아는 것입니다. 롤링 스톤즈가 가장 잘 표현했죠. "항상 원하는 것을 얻을 수는 없지만, 가끔 노력하다 보면 필요한 것을 얻게 될지도 모른다."
무엇이든 시도해보고 싶어 하고 사람들의 비위를 맞추려 했던 젊은 시절의 저는, 설령 내면에서 조용히 경고하는 목소리가 들려올 때조차 누군가의 요청을 거절한다는 것을 이해할 수 없었습니다. 커리어 초기에는 어쩔 수 없이 겪어야 하는 수업들이 있었고, 대개는 가장 험난한 방식으로, 고집스럽게 부딪히며 배워야 했습니다.
보통 상황은 이랬습니다. 유지 관리에 엄청난 주의와 정성이 필요하다는 것을 제가 이미 알고 있는 보석이나 세부 사항을 요청하는 고객들이 있었습니다. 저는 고객에게 이 점을 직접 말씀드리기도 했지만, 한편으로는 "고객은 항상 옳다"라는 경직된 서비스 철칙에 매여 있었습니다. 그래서 그들이 끝까지 원하는 대로 해달라고 고집하면 저는 당연히 그러겠다고 답했죠.
저는 그들의 주얼리를 제작해 완벽한 상태로 보내곤 했습니다. 하지만 택배를 부치면서 속으로는 '이 주얼리는 분명 다시 보게 될 거야'라고 생각했죠.
아니나 다를까, 6개월 뒤 고객이 다시 찾아왔습니다. 관리 지침을 지키지 않았고, 흔히 그렇듯 일상에 치여 살다 보니 주얼리가 망가진 것입니다. 저는 화조차 나지 않았습니다. 손을 쓰는 일을 하는 저 자신도 거친 도구를 다루다가 약혼반지와 결혼반지를 빼지 않았다는 사실을 뒤늦게 깨달을 때가 많으니까요. 안타깝게도 모든 주얼리가 그렇게 관대하지는 않습니다.
여전히 남의 비위를 맞추기 좋아하는 저는 무료로 수리를 제안하곤 했습니다. 보석을 교체하고, 다시 광을 내고, 새것처럼 만들었죠. 그렇게 1년에 두 번씩 하는 춤이 시작되었습니다. 제가 사지 말라고 조언했던 물건을 끊임없이 고치며 시간과 돈, 그리고 정신력까지 갉아먹는 악순환이었습니다.
앞서 말했듯이 저는 그 과정을 통해 배웠고, 위와 같은 일은 한 번 겪은 뒤로는 다시 반복하지 않게 되었습니다. 이제 저는 최고의 서비스를 제공하고 고객에게 최고의 경험을 선사하기 위해서는 때때로 '아니오'라고 말해야 한다는 것을 압니다. 그것이 훗날 닥칠 골칫거리로부터 그들(그리고 저)을 구하는 길이기 때문입니다.
제 커리어 대부분의 기간 동안 맞춤 제작 과정은 매끄러웠습니다. 사람들은 다른 디자이너나 장인들을 대하듯 제게 프로젝트를 의뢰했습니다. 단순히 작업을 의뢰하는 비용을 지불하는 것이 아니라, 기술적 지식과 소재에 대한 이해, 그리고 제가 가진 풍부한 실무 경험이라는 전문성에 대한 대가를 지불한다는 이해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바로 그 전문성이 고객의 요구 사항을 어떻게 구현할지 결정하는 기준이 됩니다.
고객이 원하는 것을 설명하면 저는 시간과 예산이라는 제약 안에서 어떻게 실현할 수 있을지 설명합니다. 저는 고객의 아이디어를 경청하고 다양한 디자인을 구상합니다. 때로는 고객이 전혀 생각지 못했던 디테일을 발견하고 그것을 마음에 들어 하기도 하죠. 자신이 원한다고 생각했던 아이디어가 디자인으로 구체화된 것을 보고는 사실은 그게 아니었다고 깨닫기도 합니다.
함께 디자인하고 아이디어를 다듬으며 고객을 위한 완벽한 작품을 만들어가는 그 여정은 디자이너로서 제가 가장 사랑하는 부분이며, 커스텀 주얼리를 맞추는 가장 큰 즐거움 중 하나입니다. 우리는 벽돌을 한 장 한 장 쌓듯, 오직 당신만을 위한 것을 만들고 있습니다.
하지만 지난 2년 동안, 저는 큰 변화를 감지했고 그것은 제가 정말 싫어하는 변화입니다.
바로 사람들이 제게 AI 디자인을 보내오는 현상이 급증한 것입니다. 사람들이 왜 그러는지 이해합니다. 말로 설명하는 것보다 보여주는 게 쉽다고 생각하니까요. 하지만 AI가 2D 이미지로 구현해냈다고 해서 그것이 3D 제품으로도 멋질 것이라는 보장은 없다는 점을 알아주셨으면 합니다.
패션 디자이너, 의류 기술자, 주얼리 제작자로 15년 넘게 일해온 사람으로서, 저는 무언가를 볼 때 즉시 구조적으로 해체하기 시작합니다. AI가 생성한 이미지를 볼 때 제 머릿속에는 이런 목록이 형성됩니다.
"저 크기와 커팅의 보석은 이렇게 얇은 반지에서는 절대로 낮게 자리 잡을 수 없어. 보석의 파빌리온을 위한 여유 공간이 필요해."
"이런 구조로는 제대로 된 마감이나 폴리싱이 불가능해."
"이런 구조는 착용감이 불편할 거야."
"저 부분은 구조적으로 탄탄하지 않아."
"이 디자인은 공간 대비 너무 복잡해."
그러고 나면 저는 고객에게 위와 같은 모든 이유를 설명해야 합니다. 가장 최악인 점은, 우리가 제대로 된 디자인 개발 과정을 거치기도 전에 이미 완성된 시각적 결과물을 봐버렸기 때문에, 이미 그 이미지에 애착을 느껴 실제 제품으로 구현했을 때의 한계를 받아들이지 못하는 분들이 있다는 것입니다.
가장 큰 결례라고 생각하는 것은(제가 아는 많은 디자이너들도 동의하는 바입니다), 누군가가 저의 기존 제품 사진, 디자인, 지적 재산권을 가져가서 챗GPT(ChatGPT)에 입력하는 일입니다. 제 작품을 프랑켄슈타인처럼 짜깁기한 결과물을 보내와서 똑같이 만들어달라고 할 때 말이죠.
이런 일은 절대 하지 마세요.
저는 이런 일로 인해 고객과의 작업을 중단해야 했던 적이 한두 번이 아닙니다. 가장 최근 사례 중 하나는 챗GPT를 사용해 저의 독창적인 오브제 아트(Objet d'Art) 펜던트의 각인을 변경해달라는 요청이었습니다.
저는 고객을 위해 세상에 하나뿐인 작품을 만들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나 클립아트와 제 디자인, 챗GPT의 결과물을 계속해서 섞은 이미지를 보내오기에, 저는 그들이 원하는 방식이 첫째, 공간에 맞지 않고, 둘째, 선택한 디자인에 그 선 스타일이 어울리지 않는다고 설명했습니다. 결국 저는 정중하게 제가 그 프로젝트에 적합한 사람이 아니며, 제 작품을 레퍼런스로 사용하지 말아 달라고 말씀드려야 했습니다.
올해 일어난 일이고 제 커리어에서 처음 있는 일이었지만, 다른 예술가들과 이야기를 나눠보니 이런 패턴이 나타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이건 멈춰야 합니다.
제가 사람들이 아이디어를 갖는 것을 원치 않아서가 아닙니다. 오히려 정반대입니다. 저는 사람들이 자신의 아이디어를 가져오길 바랍니다. 머릿속에 간직해온 기묘하고 감성적이며 미완성된 아이디어들을 듣고 싶습니다. 그들에게 영감을 준 것들, 발견한 오래된 물건, 의미 있는 상징이나 문구, 물려받은 주얼리, 낙서해둔 스케치 등을 보고 싶습니다.
작업할 때 그 모든 것이 제게 영감을 줍니다. 제가 원하지 않는 것은 디자인이 시작되기도 전에 디자인 과정이 끝나버리는 것입니다.
레퍼런스를 갖는 것과 완성된 답을 가져오는 것 사이에는 차이가 있습니다. "이런 디테일이 마음에 들어요"라고 말하는 것과 AI가 생성한 이미지를 건네며 그대로 복제해달라고 하는 것은 다릅니다. 전자는 제가 작업할 수 있는 재료를 주지만, 후자는 우리 모두에게 장애물만 던져줄 뿐입니다.
결국 이 모든 이야기는 다시 '아니오'라고 말하는 법을 배우는 것으로 돌아옵니다.
때로는 '아니오'라고 말하는 것이 나쁜 고객 서비스가 아닙니다. 때로는 그것이 디자이너로서 제가 할 수 있는 가장 정직하고 책임감 있는 행동입니다. 이는 무엇이 가능하고 무엇이 불가능한지, 무엇이 내구성이 좋고 무엇이 구조적으로 탄탄하며, 무엇이 당신이 상상한 바로 그 주얼리가 될 수 있는지 가르쳐준 수년간의 경험을 뒷받침한다는 뜻입니다.
저는 당신이 그 주얼리를 영원히 사랑하게 되길 바랍니다.
커스텀 주얼리는 단순히 이미지를 금속으로 바꾸는 작업이 아닙니다. 그것은 해석과 문제 해결, 협업, 그리고 공예의 과정입니다. 아이디어와 그것을 현실로 구현할 줄 아는 사람 사이에서 이루어지는 대화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