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10년간 주얼리를 제작해오면서 세관 통관 과정에서 유독 긴장했던 순간들을 몇 번 기억합니다. 그러한 순간들은 항상 사랑하는 이의 소중한 유해를 의뢰받았거나, 대대로 내려오는 가족의 가보를 다룰 때였습니다.
2024년 첫 번째 커스텀 프로젝트로, 저는 매우 특별한 유물함을 제작하는 과제를 맡았습니다. 고객인 레이첼은 오랫동안 가족에게 전해 내려온 여러 주얼리를 수집해왔습니다. 그중에는 두 개의 금 결혼반지와 앤티크 다이아몬드가 가득 박힌 스테이트먼트 링이 포함되어 있었습니다. 의뢰의 핵심은 이 주얼리들을 재활용하여 펜던트를 만들고, 그 안에 고인이 되신 어머니의 유골을 안치하는 것이었습니다.
현대적인 보석과 달리 각 다이아몬드가 고유한 모양을 지니고 있으며, 아주 미세하게 비대칭적이고 크기도 제각각이라 모든 세팅을 그에 맞춰 정교하게 깎아야 한다는 것을 금방 깨달았습니다. 이 펜던트는 여러 부품으로 구성되었는데, 그중 하나는 내부에 유골을 보관할 비밀 공간을 숨기는 패널이었기에 모든 부분이 빈틈없이 맞물리도록 하는 것이 중요했습니다.
7개월의 시간과 세 번의 샘플 제작, 그리고 더할 나위 없이 인내심 많았던 고객님 덕분에 마침내 완성되었습니다. 중앙 패널에는 고객님의 어머니께서 가장 좋아하시던 꽃인 블루벨이 장식되어 있습니다. 가장자리에는 빛을 받을 때마다 은은하게 반짝이는 백여 개의 브라이트 컷 각인 선으로 이루어진 후광이 둘러져 있습니다. 펜던트는 고전적인 베젤 세팅으로 고정된 앤티크 다이아몬드들이 궤도처럼 감싸며 마무리되었습니다.
지금까지 제가 작업한 애도 주얼리 의뢰 중 가장 마음에 드는 작품입니다! 숨겨진 공간을 만드는 작업은 때로 힘들기도 했지만, 모든 부품이 하나로 맞춰지는 과정이 무척 흥미롭고 보람찼기에 2024년에도 계속해서 선보이는 디자인 요소로 활용해볼까 합니다.